챗봇이 고객 서비스를 혁신하는 과정
과거의 사이버 공격은 비교적 단순한 형태가 많았다. 특정 취약점을 노린 해킹이나, 무작위로 대량 발송되는 악성 이메일이 대표적이다. 이 시기에는 보안 담당자의 경험과 규칙 기반 시스템만으로도 어느 정도 대응이 가능했다.
그러나 현재의 사이버 위협은 구조적으로 달라졌다. 공격자는 자동화 도구와 AI 기술을 활용해 공격 방식을 끊임없이 변화시키고, 방어 시스템의 반응을 학습한다. 공격은 더 조용해지고, 더 오래 잠복하며, 정상적인 행동과 구분하기 어려운 형태로 위장된다.
특히 문제는 데이터의 규모와 속도다. 대기업이나 공공기관의 네트워크에서는 하루에도 수억 건의 로그와 이벤트가 발생한다. 이 중에서 실제 위협 신호는 극히 일부에 불과하다. 인간이 이 모든 흐름을 실시간으로 분석해 판단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이 지점에서 AI는 보안을 자동화하는 도구가 아니라, ‘감시의 범위를 인간 수준에서 시스템 수준으로 확장하는 기술’로 등장한다. AI 없이는 현대 사이버 환경을 안정적으로 관리하기 어려운 이유가 여기에 있다.
사이버 보안에서 가장 중요한 과제 중 하나는 이상 징후 탐지다. 공격은 대부분 정상적인 트래픽이나 사용자 행동 속에 섞여 나타난다. 단순한 규칙 기반 시스템은 이미 알려진 공격에는 강하지만, 새로운 형태의 공격에는 취약하다.
AI 기반 보안 시스템은 ‘정상 상태’를 먼저 학습한다. 특정 네트워크, 조직, 사용자 환경에서 평소에 어떤 패턴이 반복되는지를 파악한 뒤, 그 기준에서 벗어나는 미세한 변화를 감지한다. 이는 알려지지 않은 공격에도 대응할 수 있는 구조다.
예를 들어 평소와 다른 시간대의 로그인, 비정상적으로 많은 데이터 전송, 특정 파일에 대한 반복적인 접근 같은 행동은 각각만 놓고 보면 문제가 없어 보일 수 있다. 그러나 AI는 이 신호들을 종합해 “평소와 다른 흐름”으로 인식한다.
이러한 탐지 방식은 공격을 100% 차단하기보다는, 조기에 의심 신호를 포착해 대응 시간을 확보하는 데 목적이 있다. 사이버 보안에서 시간은 피해 규모를 결정짓는 가장 중요한 요소 중 하나다.
악성 코드와 랜섬웨어는 사이버 보안의 대표적인 위협이다. 특히 랜섬웨어는 시스템을 마비시키고 금전을 요구하며, 개인과 조직 모두에게 큰 피해를 준다. 문제는 이러한 악성 코드가 지속적으로 변형된다는 점이다.
전통적인 백신 프로그램은 알려진 악성 코드의 서명을 기반으로 탐지한다. 그러나 새로운 변종이 등장하면 대응이 늦어질 수 있다. AI 기반 보안 시스템은 파일의 구조와 실행 행동을 분석해, 악성 가능성을 사전에 평가한다.
예를 들어 특정 프로그램이 실행되자마자 다수의 파일을 암호화하려는 행동을 보인다면, AI는 이를 랜섬웨어의 전형적인 패턴으로 인식할 수 있다. 이 경우 파일 서명이 없어도 즉각적인 차단과 격리가 가능하다.
이러한 행위 기반 분석은 공격의 ‘결과’가 아니라 ‘과정’을 감시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이는 피해가 발생하기 전에 대응할 수 있는 가능성을 높인다.
최근 사이버 공격에서 가장 많이 사용되는 수법 중 하나는 피싱이다. 이메일, 메시지, 메신저를 통해 사용자를 속여 정보를 탈취하거나 악성 링크를 클릭하게 만드는 방식이다. 문제는 피싱 메시지가 점점 자연스러워지고 있다는 점이다.
AI는 피싱 탐지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 문장의 구조, 표현 방식, 발신 패턴, 링크 특성을 종합적으로 분석해 의심 메시지를 분류한다. 단순히 특정 단어가 포함되었는지를 보는 것이 아니라, 전체 맥락을 평가한다.
특히 최근에는 생성형 AI를 이용한 피싱 공격도 등장하고 있다. 이 때문에 방어 측 AI 역시 지속적인 학습과 업데이트가 필요하다. 공격과 방어 모두가 AI를 사용하는 ‘지능형 경쟁’이 벌어지고 있는 셈이다.
이 과정에서 중요한 것은 기술만큼이나 사용자 교육이다. AI가 모든 피싱을 완벽히 차단할 수는 없기 때문에, 최종적인 판단은 여전히 인간에게 남는다.
AI가 보안 분야에 가져온 가장 큰 변화 중 하나는 대응 속도다. 과거에는 경고가 발생하면 보안 담당자가 이를 확인하고, 조치를 결정하는 데 시간이 필요했다. 이 과정에서 공격은 이미 진행되고 있을 가능성이 높았다.
AI 기반 보안 시스템은 일정 수준의 자동 대응을 수행할 수 있다. 의심스러운 계정을 임시로 차단하거나, 네트워크 구간을 격리하고, 추가 인증을 요구하는 조치를 즉각 실행한다. 이는 피해 확산을 막는 데 매우 효과적이다.
다만 자동화에는 항상 위험이 따른다. 과도한 차단은 정상 업무를 방해할 수 있고, 잘못된 판단은 신뢰를 떨어뜨릴 수 있다. 이 때문에 대부분의 보안 AI는 ‘권고와 자동 조치’를 병행하는 구조로 설계된다.
보안 분야에서 AI가 강력한 도구인 것은 분명하지만, 만능은 아니다. AI는 학습한 데이터의 범위를 벗어나는 공격에는 취약할 수 있으며, 오탐지와 미탐지 문제도 완전히 해결되지 않았다.
또한 보안 사고가 발생했을 때 책임 소재는 여전히 인간에게 있다. AI가 판단을 보조하더라도, 시스템 설계와 운영, 최종 대응 전략은 인간의 몫이다. 이 때문에 보안 AI는 항상 전문가의 감독 아래에서 활용되어야 한다.
개인정보 보호 문제 역시 중요하다. 보안을 위해 수집되는 데이터가 또 다른 침해로 이어지지 않도록, 투명한 관리와 엄격한 기준이 필요하다.
보안·사이버 영역에서 AI가 수행하는 역할을 종합해 보면, 인공지능은 디지털 환경을 지키는 ‘자동 방패’라기보다, 인간의 시야를 확장하는 감시 도구에 가깝다. AI는 더 많이 보고, 더 빨리 계산하지만, 무엇을 보호할지 결정하지는 않는다.
보안의 목적은 기술 자체가 아니라 신뢰다. 사용자가 안심하고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 핵심이다. 이 신뢰는 기술적 방어뿐 아니라, 투명한 운영과 책임 있는 대응에서 나온다.
현실적인 활용 기준은 명확하다. AI는 위협을 탐지하고 대응 옵션을 제시하지만, 정책과 판단, 책임은 인간이 맡는다. 이 역할 분담이 무너지면 보안은 오히려 불안 요소가 될 수 있다.
결국 사이버 보안에서 AI가 바꾸고 있는 것은 공격의 방식만이 아니라, 방어의 철학이다. 사후 대응에서 사전 감지로, 경험 중심 판단에서 데이터 기반 판단으로 이동하고 있다. 보안·사이버 영역에서 AI를 이해하는 것은 기술을 신뢰하는 일이 아니라, 디지털 사회에서 신뢰를 어떻게 유지할 것인가를 고민하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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